엘니뇨와 라니냐: 개념과 영향
엘니뇨와 라니냐라는 단어를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파와 폭우, 이상고온 등 전세계의 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 두 현상은 작게는 그해 여름과 겨울, 크게는 지구 온도의 상승까지 불러올 수 있어 반드시 알아둬야 할 현상인데요. 이번에는 엘니뇨와 라니냐의 개념, 두 현상이 연달아 발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엘니뇨와 라니냐의 개념
일반적인 상황의 남동무역풍
지구에서, 적도에서 살짝 남쪽, 즉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호주부터 남미의 페루 구간까지 남동무역풍이 붑니다. 엘니뇨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에는 따뜻한 바다 표층부분의 온수가 동쪽에서 불어온 바람을 타고 서쪽으로 몰리게 되고, 그렇게 온수가 빠진 영역을 심해저에 있던 차가운 물이 올라와 페루 서해안(동태평양)을 식히고 수온이 낮아집니다. 이것이 ‘중립’ 상태입니다.
엘니뇨
그런데 엘니뇨가 발생하면 이 무역풍이 약해집니다. 무역풍이 약해져서 따뜻한 온수가 서쪽으로 '덜' 이동됩니다. 온수가 서쪽으로 빠져줘야 심해수가 올라오는데, 이 현상이 약해지다 보니, 심해냉수의 용승(지구의 자전과 계절풍에 의해 심층수가 표층수 위로 올라오게 되는 일)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태평양 한 가운데까지만 온수가 전달되게 되고, 식지 않은 따뜻한 바닷물은 태평양 제트 기류를 따라 남쪽 및 동쪽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동태평양과 중앙태평양의 해수 표면 온도가 0.5도 이상 높아진 상태가 4~7개월 이상 지속되는 게 엘니뇨입니다. 우리 나라는 5개월 이상을 기준으로 합니다.
엘니뇨는 원래 크리스마스 시기 페루와 에콰도르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하게 흐르는 난류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점차 엘니뇨 남방진동(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따듯한 단계와 차가운 단계를 왕복하는 과정)에서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단계 전체를 가리키는 용어로 확장되었습니다. 엘니뇨라는 이름도 크리스마스 시기에 가장 수온이 높아지는 이 현상의 이름을 아기예수에 빗댄 것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라니냐
라니냐는 남동무역풍이 평년보다 ‘강해져서’, 아메리카 대륙 근처 동태평양의 온수층이 얕아지고 차가운 해수가 강하게 용승하여 수온이 0.5도 이상 더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이로 인해 서태평양의 수온은 올라갑니다. 엘니뇨는 보통 4년, 주로 2~7년(평균 4년 가량) 주기로 발생하며, 4~7개월 정도 지속됩니다. 라니냐는 엘니뇨보다 더 자주, 1~2년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엘니뇨와 라니냐가 연달아 발생하는 이유
엘니뇨와 라니냐는 적도 부근의 남태평양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닙니다. 성층권의 제트기류부터 시작해서 심해해류순환까지 영향을 미쳐 전 지구에 기상 변화를 가져옵니다.
엘니뇨가 약해지면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올라가고, 라니냐가 발생하면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올라가는 연쇄 과정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엘니뇨와 라니냐의 주기적인 패턴이 사이클처럼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대기 순환 패턴이 변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정상적인 기후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반드시 번갈아 가며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엘니뇨가 라니냐보다 더 자주 발생합니다.
엘니뇨와 라니냐가 기후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엘니뇨와 라니냐는 지구 기후는 물론 식량 곱급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엘니뇨 기간에 동태평양지역(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등 북미와 남미 일부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가, 서태평양지역(호주,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중앙아프리카,남아프리카)에는 건조하고 산불이 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는 어업과 농업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뜻한 해수 탓에 페루와 칠레 등지의 어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작물 생산량이 감소합니다. 유엔(UN)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엘니뇨로 인해 캐나다와 아시아 지역엔 가뭄이 발생해 6000만 명 이상이 식량 수급에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라니냐는 서태평양지역(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는 강우량이 증가하여 홍수와 산사태가, 동태평양지역(북미와 남미 일부 지역)에는 가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허리케인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경향이 있어, 특히 미국 남부 대서양 지역의 허리케인 시즌에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수온이 식은 태평양에는 태풍의 발생 빈도가 낮아집니다. 비정상적인 강우로 인해 작물 피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 변동성은 전 세계 식량 공급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결론
엘니뇨와 라니냐는 순환하는 지구 기후 속에서 주기를 가지고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전 세계 식량 공급과 경제, 지구의 기온에도 막대하게 영향을 주는 이 두 현상의 개념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조금 더 잘 대비할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나이테, 산호, 퇴적물 등을 살펴본 결과 엘니뇨와 라니냐의 발생 빈도와 강도는 일정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기후 변화가 엘니뇨 혹은 라니냐의 발생 빈도와 강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만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러나 두 현상이 야기하는 지구 온도의 변화는 우리의 생활과 지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므로, 앞으로도 기후 변화를 주시하며,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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